(1918년의 파괴적인 '스페인 독감'이 끝난 후) 전 세계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광란의 20년대'를 (The Roaring Twenties: 1920s) 맞이했지만 호주는 안타깝게도 당시 전장에서 죽거나 부상당한 남성들의 빈자리를 여성들이 채우다 보니 심각한 남녀 성비례의 '불균형' 현상을 경험하게 되어 그런 황금기를 누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전장의 남성들을 그리워하며 여성들이 밤새 맥주만 마신 것은 아닙니다. 1차 세계대전으로 영국에서 'Marmite' (마마이트)가 수입 중단된 후 늘어나는 맥주 생산으로 쌓여가는 '효소 추출물'을 (brewer's yeast) 어찌할까 고민하다 채소와 소금과 양념에서 나온 추출물을 남은 '효소 추출물'에 적당히 썩어 '베지마이트'를 만들어냅니다.
호주 최고 발명품 중 하나로 평가받는 황홀(?)한 맛의 검은 끈적이, '베지마이트'는 1923년 최초로 생산된 후 지금까지 호주인들의 아침 밥상과 점심 도시락의 단골 메뉴로 탄탄하게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Vegemite'를 좋아하다 못해 너무 너무 사랑하는 호주인에게 그 이유를 물어 보았습니다.
호주인 : 'Because basically it's salt, and who doesn't like salt? (필수적으로 소금이라 누구나 좋아하잖아?)
질문자 : ... (말은 못하고 속으로만) 'Listen to yourself! You're talking rubbish, mate.' (아니, 이 뭔 개소리야!)
호주인 : 'And also because a famous advertising jingle drummed it into me from the very start.' (그리고 하나 더, 수 십 년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아 나도 몰래 흥얼거리게 되는 '중독성 갑'인 'CM송' 때문이야.)
질문자 : 'Eureka!' (이유리꺼: I have found it) (아~ 그렇군요. 마치 제가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하면 상대가 '농심 새우깡'이라고 하듯 중독성 갑인 CM송 때문이군요)
We’re happy little Vegemites, as bright as bright can be,
We all enjoy our Vegemite for breakfast, lunch and tea,
Our mummy says we’re growing stronger every single week,
Because we love our Vegemite, we all adore our Vegemite —
It puts a rose in every cheek!
https://youtu.be/huGRIq_lSxs
호주인들이 좋아하다 못해 사랑한다는 'Vegemite', 그 맛이라는 게 호주인이 아닌 사람들에겐 분명 호불호가 갈립니다. (Love it or hate it!) 호주에서 정말 오래 살았지만 저에겐 아직도 'Very Australian thing'일 뿐으로 어쩔 수 없이 맛볼 때마다 'My reaction is always entertaining.'
석탄광산에서 일할 때 가까운 직장 동료들이 (workmates) '함바식당' (Crib Room)에서 제게 'Vegemite'를 제대로 먹는 법을 가르치고자 애썼지만 늘 실패했답니다. 호주인들의 'Vegemite' 사랑, 와우 언젠가 '뉴질랜드' 출신 키위 동료가 그만 실수로 'Crib Room' 선반 (shelf)에 'Marmite'를 (참고로 영국과 뉴질랜드는 Marmite, 호주는 Vegemite, 비슷한 듯 서로 다릅니다) 놓고 일하러 간 대참사가 발생했습니다.
'Marmite'를 본 호주인들,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습니다. 'They got angry because there was Marmite in the crib room. The kiwi workmate's handling confidential government files to the Russians would be less tresonous in Australian's eyes than giving shelf space to Marmite. (러시아에 기밀문서를 넘겨주는 반역죄보다 'Vegemite' 자리에 'Marmite'를 놓은 '키위 직장 동료'의 죄가 훨씬 더 큰 것 같았습니다.)
호주인들에게 '베지마이트'란 (Vegemite) 단순히 즐겨먹는 '음식'이 아닌 '호주인의 가치'를 (Australian Values) 지닌 바로 그런 존재입니다. 해서 저도 좋아해 보려고 무척 애써고 있습니다. 'Vegemite will do that to Australians. So, I'm still working on it, mate!'
P.S : 호주에선 '마마이트'라면 꿈도 꾸지마세요. (Don't even think about Marmite in Austr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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